[권구현의 필름시럽] '검사외전' 황정민-강동원이라는 황금 열쇠, 보다 마음껏 썼더라면
[권구현의 필름시럽] '검사외전' 황정민-강동원이라는 황금 열쇠, 보다 마음껏 썼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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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양아치들을 합법적으로 벌 주기 위해 검사가 됐다는 폭력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이 피의자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간다. 이후 5년, 그는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 분)을 만난다. 청산유수 언변을 뽐내는 그를 본 변재욱은 치원에게 무죄 석방을 담보로 자신의 아바타가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2015년 충무로를 호령했던 최고의 조합이 만났다. ‘베테랑’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황정민과 ‘검은 사제들’을 통해 호러 영화에도 비주얼은 통한다는 평가를 받은 강동원이다. 캐스팅만으로 이미 화제몰이는 성공했다. 여기에 범죄-코미디와 버디 무비라는 장르 조합은 두 사람의 앙상블을 더욱 돋보이게 할 장치다.

나아가 ‘사기꾼’이라는 롤이 강동원에게 맡겨졌다. 이는 아직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강동원의 매력을 여러 역할로 표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밥상에 비유하자면 강동원을 재료로 한정식 메뉴가 마련된 셈이다. 이런 훌륭한 한 상 차림이 신인 감독에게 차려졌다. 대한민국의 영화 감독이라면 누구나 이일형 감독을 부러워할 상찬이다.

황정민과 강동원이 ‘검사외전’을 선택한 것은, 언제나 그렇듯 시나리오의 힘이 컸다. 누가 봐도 훌륭한 상업 영화다. 특히 상업 영화를 선택하는 강동원의 안목은 언제나 훌륭했다. 본인이 빛낼 수 있는 자리를 정확히 찾아 들어간다.

이번 영화도 그렇다. 강동원은 임기응변에 능한 뺀질이 ‘한치원’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다. 선거 운동 도우미가 되어 아줌마들과 막춤을 추고, 서울대 학교 점퍼를 입고 여자 직원의 입술을 훔친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출신이라며 부잣집 따님의 마음을 단단히 홀려놨으며, 댄디한 슈트에 금테 안경을 쓰고 검사 행세를 한다.

강동원의 팬이라면 즐거울 일이지만 아쉽게도 ‘강동원 종합선물세트’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한 숟가락이 부족하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느라 강동원을 충분히 즐길 시간이 모자란다. 영화의 가장 큰 무기인 강동원이라는 황금 열쇠를 마음껏 활용하지 못한 모양새다. 분명 ‘검사외전’은 재미있는 영화다. 단지 두 배우의 조합에서 바라는 기대치가 크다는 게 발목을 잡는다.

‘검사외전’은 태생적으로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검사의 누명을 벗겨야 한다’와 ‘황정민과 강동원의 물리적인 거리’다. 두 사람이 붙는 신은 충분히 재미있지만 강동원의 출소 이후 힘이 떨어진다. 하여 사건 전개의 속도를 높이다 보니 캐릭터의 매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누명 벗기기에 힘 쓰다 보니 웃음을 접어두고 진지해졌다.

물론 영화에 있어 서사와 개연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보다 유쾌 상쾌 통쾌했다면, 차라리 오락성을 내세우고 상업적인 측면에 더 기댔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검사외전’은 오는 2월 3일 개봉한다.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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