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내보스’ 한재석 “SNL-장세종-주인태, 편견을 깨는 건 내 몫”
[Z인터뷰] ‘내보스’ 한재석 “SNL-장세종-주인태, 편견을 깨는 건 내 몫”
  • 연나경 기자
  • 승인 2017.03.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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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연나경 기자] 배우에게 대표작은 강점이기도 하지만 약점이기도 하다. 자신을 알리는 계기가 됐지만, 그걸로 끝일 수도 있다. 그래서 배우는 많은 작품, 그리고 다양한 연기를 통해 이미지 변화를 모색한다.

배우 한재석은 노력하는 배우다. tvN ‘SNL 코리아 5’(2014)로 데뷔해 tvN ‘SNL 코리아 7’(2016)에 연달아 출연하면서도 SBS ‘너를 노린다’(2015)와 KBS2 ‘전설의 셔틀’(2016) 등 단막극에 얼굴을 비췄다. 그리고 MBC ‘언제나 봄날’(2016)과 tvN ‘내성적인 보스’(2017)에 출연해 자신의 대표작을 바꿔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한재석은 최근 종영한 tvN ‘내성적인 보스’에서 '장세종'을 연기했다. 은환기(연우진 분)의 회사 ‘사일런트 몬스터’의 일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방송 4회 만에 대본 전면 수정이라는 초강수를 뒀던 '내성적인 보스'였다. 한재석의 장세종 역시 그 칼날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렇지만 한재석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장세종은 금수저의 표본으로, 또 금수저라서 모든 행동이 이해 가는 인물로 거듭났다.

드라마가 끝난 후, 제니스뉴스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한재석을 만났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언뜻 ‘내성적인 보스’의 금수저 장세종과 대화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배역에 몰입했던 한재석과 대화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16부작 드라마에는 처음 출연했어요. 소감이 궁금하네요.
최근에 종방연을 해서 사실 실감이 잘 안 나는데 주말이 되면 함께 촬영했던 배우들의 빈자리를 많이 느낄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참 좋았어요. 그리고 세종이를 연기하면서 노력도 하고 고민도 많이 했는데 세종이를 떠나 보내려니 아쉬운 마음도 있어요. 제 마음속에서 좋았던 역할로 간직하는 시간을 가지려 해요.

Q. 장세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욱 특별했을 것 같아요.
‘언제나 봄날’과 ‘내성적인 보스’ 두 드라마를 함께 찍었기 때문에 장세종과 주인태는 분명히 달라야 했어요. 그래서 연기할 때 ‘한재석이 장세종의 삶을 살았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전제를 하고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물론 제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도 세종이의 모습이 있었는데 그걸 더 제가 잘 소화하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했죠.

세종이를 완성할 때 가장 도움이 됐던 게 애드리브를 해야 할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세종이를 연기하면서 애드리브로 대사해야 하는 상황들이 많았는데 그 안에 세종이의 태생인 금수저를 녹여서 연기했거든요. 그래서 다들 매던 사원증도 안 맸어요.

Q. ‘내성적인 보스’ 장세종과 ‘언제나 봄날’의 주인태 모두 배우를 지망했어요. 두 사람을 다르게 연기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뭘까요?
두 친구가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자세를 다르게 연기했어요. 세종이는 늘 모자람 없이 살다가 로운이 때문에 처음으로 결핍을 느껴봤고, 로운이를 포기한 뒤에 환기(연우진 분)와 로운이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사랑이 투정이었음을 깨달아요.

하지만 인태는 처음부터 사랑으로 움직이는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가족도 너무 사랑하고 사랑하는 여자가 나타났을 때도 목숨 걸고 다 바쳐서 표현하는 인물로 연기해 차이를 뒀어요. 인태가 오랜 시간 단역 배우로 살다가 회사원이 된 것도 가족 때문이었죠.

Q. 장세종이 초반엔 민폐 캐릭터로 비춰졌는데 금수저라는 설정 때문에 모든 게 이해됐어요.
금수저임이 밝혀지는 신을 인천공항에서 촬영했는데 어떤 톤으로 연기해야 할까 고민했어요. 인물 소개를 통해 알 수는 있었겠지만 애초에 장세종이 금수저라는 사실이 드라마에 깔려있진 않았으니까요.

너스레를 떨 것인가, 아무렇지 않게 할 것인가, 숨기려고 할 것인가 세 가지 선택지 중에 고민했는데 철없는 아들, 손자라는 전제가 있었을 것 같아서 아무렇지 않게 연기했어요. 그러자 시청자분들이 세종이 보면서 “다이아몬드 수저네”하고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Q. 끝자락에 장세종이 김교리(전효성 분)에게 엄선봉(허정민 분)과 함께 고백해요. 그간 교리와 러브라인을 만든 건 세종이었잖아요?
사람인지라 초고에서 약간 수정이 있었던 걸 보고 아쉽긴 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논리적이지는 못했지만, 이유가 있어서 바뀌었을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교리를 두고 선봉과 세종 두 사람이 싸우는 것을 방송에 내보낸 게 교리의 멋있음을 부각하기 위함이었을 거로 생각하고 있어요.

Q.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아직도 ‘SNL’ 속 한재석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꼬리표가 되는 게 아닌가 생각도 했는데, 제가 ‘SNL’을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건 맞으니까 역사를 바꾸고 싶진 않아요. 친정 같은 곳이고 저에게 너무 감사한 곳이에요. 연기가 는 것도 다 ‘SNL’ 덕이고요.

하지만 요즘엔 ‘SNL’ 속 저를 모르시는 분들도 많아요. ‘언제나 봄날’만 시청하시는 분들은 인태를 연기하는 한재석만 아시고, ‘내성적인 보스’만 보신 분들은 장세종이 된 저를 아시죠. 편견을 깨는 건 제 몫이에요.

Q. 편견을 깨기 위해 배우로서 가장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뭘까요?
‘너를 노린다’ 촬영할 때 악역을 했었는데 다시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그렇다고 해서 악하게 연기를 하고 싶진 않고 반전이 있는 악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른 연기는 그냥 내 생활 속에도 녹아있을 수 있는데 악을 드러내는 건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연기할 때나 해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매력적이에요.

Q. 앞으로 어떤 배우의 길을 꿈꾸나요?
나만의 색으로 커리어를 쌓아가는 배우가 되려고 해요. ‘미남 개그맨’이라는 닉네임으로 코믹하게 시작했지만, 나중엔 다채로운 연기로 현장을 휘어잡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롤모델을 정하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함께 연기하고 있는 선배님들에게 계속 배우면서 성장하려고요.

Q. 배우로서의 성공과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배우로서 성공했을 때 제 가정을 아름답게 꾸미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봄날’ 속 인태의 마음과 비슷한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가족애가 커서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었어요. 내가 열심히 일해서 가족들과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길 소망해요.

Q. ‘내성적인 보스’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솔직하게 말하면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더 많이 배웠던 작품이었고, 어떻게 연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배우들끼리 실시간 톡을 많이 봤었는데 한 회에 10만 톡이 넘어갈 정도로 많은 관심을 주신 것도, 제가 연기한 세종이를 좋아해 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해요. 앞으로 더 좋은 연기 보여드리도록 노력할게요. 다른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니까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