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리의 1열중앙석] '데스노트', 김준수-홍광호 투 톱의 압도적인 시너지
[임유리의 1열중앙석] '데스노트', 김준수-홍광호 투 톱의 압도적인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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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뮤지컬계에서 출연 배우가 가지는 티켓 파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그 출연 배우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막 돌아와 1년 6개월만에 국내 복귀를 알린 뮤지컬 배우 홍광호와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김준수일 경우,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바로 이 홍광호와 김준수라는 두 배우를 투 톱으로 내세웠다. 거기에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국내 최고의 뮤지컬 배우 정선아, 박혜나, 강홍석이라는 강력한 힘을 더했다. 이 모든 배우가 원캐스트로 출연하는 뮤지컬 '데스노트'의 티켓은 단 몇 분만에 동이 났다. 예상된 결과였다.

'데스노트'는 일본 원작의 만화와 영화가 대히트하며 전세계에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사람의 이름을 적으면 40초 내에 사망한다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그에 맞서는 명탐정 엘의 두뇌 싸움이 탄탄한 스토리와 치밀한 심리전으로 그려졌다. 

일본 공연계의 거장 쿠리야마 타미야가 연출을 맡은 뮤지컬 '데스노트'는 특유의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그와 반대로 선과 면으로 구성된 간결한 무대는 오히려 긴장감을 전달함과 동시에 등장인물들에게의 집중도를 높인다. LED라이트가 빛나는 돌출 무대는 매우 인상적이다. 인간계와 사신계를 나누는 경계도 이 돌출 무대를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됐다.

홍광호의 매우 안정적이며 폭발적인 명불허전의 가창력은 김준수의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개성 있는 목소리와 만나 신선한 조화를 이룬다. 누구나 목소리만 들어도 알만한 국내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이 두 톱배우의 목소리가 과연 어울릴까 싶었지만 의외의 시너지가 놀랍다. 특히 2막에 등장하는 라이토와 엘의 테니스 장면은 두 배우의 에너지가 맞부딪혀 폭발하는 이 작품 최고의 명장면이라 꼽을 만하다.

김준수의 엘은 엘 그 자체다. 그는 매우 영리하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해 엘을 표현해낸다. 특유의 목소리는 오히려 엘을 연기함에 있어서 장점으로 느껴진다.

류크 역의 강홍석은 넘치지 않게 적절한 선에서 극의 분위기를 톡톡히 살린다. 기괴한 분장을 하고 있지만 특유의 넉살로 관객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쿠리야마 연출이 "공기와 같은 움직임, 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도록 이야기했다"고 말한 바 있는 렘 역의 박혜나는 그 말대로 인간이 연기함에도 불구하고 실은 인간이 아닌 그 어떤 존재의 느낌을 신비롭게 표현해낸다.

정선아의 미사도 주목할만 하다. 정선아는 자꾸만 다시 듣고 싶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미사의 라이토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을 표현해낸다. 원작과는 달리 성숙한 미사인 점도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이처럼 최고의 배우들이 모여 뮤지컬 '데스노트'를 만들어냈다. 다소의 단점도 눈에 띄지만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모든 게 상쇄된다.

봐야만 하고, 또 보고 싶은 작품이 넘쳐나는 올여름 극장가에서 '데스노트'는 단연 최고의 추천작으로 손꼽을 수 있겠다. 당초 8월 9일까지였지만 5회가 연장 추가되어 오는 8월 15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씨제스컬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