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여전히 어둡고 아픈 현대인을 위해(종합)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1980년대 러시아 희곡을 원작으로 한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이 한국의 정서와 현 시대에 맞게 각색돼 관객들과 만난다.

14일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재준 연출, 오인하 각색, 배우 우미화, 박정복, 강승호, 오정택, 신창주, 이지혜 등이 참석했다.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신념을 지키려는 선생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잡을 수 있다고 말하는 학생들 사이의 대립을 통해, 자본주의 시대가 만든 무한 경쟁의 비극과 폭력성을 그렸다.

지난 1981년 에스토니아 탈린의 청년극장에서 칼류 코미사로프의 연출로 초연된 이후 독일, 러시아 전역, 이탈리아, 스위스, 노르웨이, 프랑스, 핀란드,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스페인, 그리스, 유고슬라비아 등 유럽 전역과 미국, 캐나다 등에서 공연되며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은 작품이다.

이재준 연출은 오래전에 쓴 희곡이지만, 이를 현시대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을 준비했다. 그는 “지금 이 시기에도 이 이야기가 통할 수밖에 없는, 예전과 다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시기에 올라가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힘들어하거나 불편해할 수도 있는 이야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선과 도덕적 양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 엘레나 역은 우미화가 맡았다. 우미화는 “학생들에게 계속 화가 나 있다. ‘얘들아 그건 아니야’라고 하면서 아이들을 설득한다. 누구에게 화를 내지 못했던 사람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왔다”고 엘레나를 설명했다.

모기모 국제관계대학을 지망하는 엘리트 학생 발로쟈 역은 박정복, 강승호 두 배우가 연기한다. 우미화는 두 배우에 대해 “승호 발로쟈는 부드럽지만 나중에 폭력성을 더욱 가지면서 변화되는 인물이다. 정복 발로쟈는 워낙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있어서, 그 속에서 조절을 스스로 하고 있다. 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두 번을 꼭 보러 와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복은 “사이코패스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였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지만, 누군가를 죽이거나 쉽게 풀려고 하지 않는다. 하나씩 단계를 성공시켜가면서 즐거워하는 인물을 큰 틀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글로리아’, ‘킬미나우’ 등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오정택은 도스토옙스키를 공부하는 철학부 지망생 빠샤 역을 맡았다.

임업 학교에 들어가고 싶지만 성적이 부족한 비쨔 역에는 신창주가 캐스팅 됐다. 신창주는 “목적과 신념을 가지고 선생님에게 간 학생이다. 알코올 중독이 있고 많이 흔들리는 인물이다”라고 소개하며, “비쨔가 2막 때 거의 잔다. 하지만 저는 결코 자지 않고, 모든 대사에 반응하고 있다.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지혜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사랑도 버릴 수 있다고 믿는 당돌한 여학생 랼랴 캐릭터로 분한다. 이지혜는 “랼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80년대에 쓰인 글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렇게 강력하게 던지는 바가 많아서 놀랍다. 공연을 올리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마음을 열고 보셨으면 좋겠다”고 랼라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끝으로 각색을 맡은 오인하는 “많은 시간을 노력했다. 역사는 계속 반복이 되고 굴러간다. 차갑고 어두운 시대의 이야기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서 차갑고 어둡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같다고 생각한다”고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지난 8일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1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아이엠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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